고은 시인, 26일 한국어교육자 국제대회 강연서

▲ 고은 시인이 7월 26일 열린 ‘2016 한국어교육자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해가 진 뒤의 어둠 속에서 어머니가 아이를 부르는 소리는 어둠 속에서 존재의 빛을 이끌어 내는 일이다. 언어 없이 인간 존재는 성립되지 않고 모국어 없이 민족의 본연은 불가능하다.”

‘한국어의 미래’ 주제로
재외 한국어교육자 대상


승려 출신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인 고은 시인이 한국인의 언어철학에 대한 중요성을 설파했다.

고은 시인은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이사장 영담)이 7월 26일 개최한 ‘2016 한국어교육자 국제학술대회’ 개회식에 앞서 ‘한국문학과 한국어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가졌다.

고은 시인은 “비록 한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언어를 통해서 당송의 시로부터 해방된 허균이나 나는 조선인이므로 조선시를 쓰겠노라던 정약용, 한글시를 남긴 정철과 윤선도는 고대 시가의 위대성을 상속한 모국어의 영광”이라며 “원효가 말에 의한 진리(依言眞如)와 말을 떠난 진리(離言眞如)를 합치한 것은 실로 고대 이래 한국인이 갖춰야 할 언어철학의 크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향후 계획도 밝혔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편찬하는 ‘모국어사전’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은 시인은 “모국어 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과도 합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사전의 정서법, 두운법칙이나 어휘 등의 문제가 난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행사를 주관한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이사장 영담 스님, 행사를 주최한 교육부의 이영 차관, 김광호 국립국제교육원 원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인명진 목사, 김경협 의원, 전희경 의원, 김세연 의원, 김신일 前 교육부총리(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이사) 등이 참석했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영담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최근에는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자분들이 늘고 있는 만큼 재외한국어 교육도 이런 변화상에 발맞춰 설계도를 새로 그려 나가야 할 것”이라며 “근대화의 핵심이 산업혁명이라면 지구화의 핵심은 전산혁명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서 지구촌 반대편의 소식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만큼 문화의 세기를 맞아 한류문화가 주목받는 현 시점에서 재외 한국어 교육자 여러분들이 가장 고민해야 할 것도 이러한 시대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어 교육자 국제학술대회는 전문 학술포럼과 강의, 문화체험을 진행하고 7월 30일 폐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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