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 아래 펼쳐진 제8회 나란다축제

동국대 일원 3000여 대중 佛法 되새겨

▲ 동국대 서울캠퍼스 체육관서 열린 '도전! 범종을 울려라' 초등부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문제를 풀며 즐거워하고 있다.
[현대불교=윤호섭 기자] 긴장감이 감도는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체육관. 하얀 보드판을 앞에 두고 앉은 300여 명의 초등학생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사회자의 말에 집중했다.

두 손을 모아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 하나의 진리로 합쳐진 한 생명이라는 뜻으로 불자끼리 인사할 때 나누는 인사법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문제를 듣자마자 답을 써내려갔다. 정답 합장이 발표되자 문제를 맞힌 아이들은 힘차게 보드판을 흔들며 환호했다.

폭염이 지나고 청명한 가을하늘이 성큼 다가온 9월의 첫 주말. 동국대서 불교교리축제인 8회 나란다축제가 성대하게 펼쳐졌다. 특히 축제의 백미인 도전! 범종을 울려라초등부에는 전국 30개 사찰 300여 명의 아이들이 몰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첫 문제를 손쉽게 맞힌 아이들은 그 다음 문제에서 바로 난관에 부딪혔다. ‘불교의 세 가지 보물인 부처님, 가르침, 스님들에게 의지하는 것을 묻는 문제. 정답은 삼귀의였지만 많은 아이들이 불승을 적으면서 80% 가까이 탈락했다.

이어 청법가가 정답인 문제서 마하반야를 적어 탈락한 조일상(3) 군은 알고 있는 건데 까먹었다. 그래서 절에서 스님들이 많이 하는 말을 적었다고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최 측은 행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속도로 진행되자 곧장 패자부활전을 실시했다. 누구나 쉽게 맞힐 수 있는 송편을 묻는 문제 덕분에 탈락자 대부분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후 20여 문제를 쉴 새 없이 풀어내고 16명만이 남았다. 그 중에서 유독 키가 작은 아이가 눈에 띄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백승원 군이 홀로 고학년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고 실력발휘를 하고 있었다. “1등 해서 상금을 받으면 보시하고 싶다는 백 군의 말에 관중은 우레와 같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지만 그는 다음 문제를 넘기지 못하고 탈락해 안타까움을 남겼다.

▲ 서울 약사사 노승현 군이 최종우승을 알리는 문제의 정답이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몇 문제를 더 풀고 최후의 2인이 남았다. 서울 화계사 박준선(6) 군과 서울 약사사 노승현(5) . ‘부처님이 태어나기 전 호명보살일 때 있었던 곳을 묻는 문제에 노 군이 도솔천을 적어 최종 우승과 더불어 상금 200만원의 영예를 안았다.

노 군은 상금은 부모님께 드릴 것이다. 또 절에서 1등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주지 스님 소원을 들어드릴 수 있어 기쁘다면서 빨리 집에 가서 엄마가 해준 밥이 먹고 싶다고 소감을 밝혀 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100여 명이 참가한 일반부 경기서는 조계사불교대학 소속 이재림 씨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대상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올해 새롭게 선보인 우리말 독송대회서는 동대부속 영석고교의 라훌라팀이 우승했다. 예불문을 주제로 한 독송대회는 시간관계상 각 팀마다 주어진 시간만큼만 독송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예불경전의 한글화를 보급하는 조계종단의 기치와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만해광장서 진행된 체험마당은 만들기ㆍ상담ㆍ사진찍기ㆍ전통의상체험 부스 등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회향마당 이후 동대문 특설무대서 열린 나란다 K-댄스경연대회에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해 갈고닦은 춤실력을 뽐내 흥을 돋웠다.

3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성황리에 마무리된 제8회 나란다축제는 고령화가 깊어지는 불교계에 청소년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는 열린 법석으로 발전하고 있다.

윤승헌 ()은정불교문화진흥원 과장은 나란다축제의 큰 틀은 변하지 않지만 매년 새로운 시도를 접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앞으로 비불자들도 불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을 비롯한 내빈들이 체험마당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 한 아이가 만들기 체험 부스에서 집중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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