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주 스님, 60년 수행 회고록 펴내

한국불교 정화운동과 조계종단 개혁, 2번의 총무원장 소임, 10·27법난 등 현대 한국불교사의 중심에 섰던 금산사 조실 월주스님이 60여년의 수행을 정리한 회고록 <토끼 뿔 거북털> 과 법어집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다> 사진집 <태공>을 발간했다.

 금산사 화림선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월주스님은 지난 일들을 회고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불법은 세간 가운데 있으니 세간을 떠나 깨달음을 찾는다면 이는 토끼 뿔 거북털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육조혜능 대사의 육조단경에 나오는 불법재세간(佛法在世間) 불리세간각(不離世間覺) 이세멱보리(離世覓菩提恰) 여구토각(如求兎角) 이라는 글귀에서 따와 책 제목을 정했습니다” 월주스님은 책 제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삶을 돌아보면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숭산 스님은 선 사상의 국제화에 기여했고, 광덕 스님은 도심포교로 전법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법정 스님은 아름다운 글로 감동을 주고 문필가로서 역할도 했고, 나도 나만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항상 부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월주스님은 종교지도자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종교지도자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사회와 국민의 신뢰를 잃게됩니다. 끊임없이 반성하며 종교인의 도리와 사명을 다하며 자비와 사랑을 실천해야합니다”

 

▲ 월주스님

종단의 치욕이라 할 수 있는 10․27 법난에 대해서도 “신군부가 자신들을 지지한다는 선언을 요청했으나 내가 거절해서 일어난 사건이다” 며 “신군부는 조계종과 불교를 탄압하고 나를 몰아내려 엄청난 과오를 저질렀다”고 회상했다.

 스님은 한국불교에 대해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불교는 아직 멀었다. 수행공간을 가지고 있고 수행력은 있지만, 세상을 이끌고 계도하고 향도하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큰 스님의 열반시 발표하는 임종게와 오도송에 대해서는 생전에 임종게를 남기지도 않았는데 입적후에 임종게와 오도송에 발표되는 것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스님 자신도 임종게는 없을 것이며 있는 그대로가 내 모습이다고 말했다.

 또 종정은 법통의 상징이어야 하며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종단운영이 이루어져야하는 것이 종단 안정을 위한 큰 틀이라는 오래된 소신도 피력했다.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남북문제는 인도적 지원외에 북에 휘둘리지 말아야 할 것을 주장하고 시민사회 운동은 도덕성에 그 뿌리를 두고 시민 활동가의 원칙없는 정치참여나 일부 도덕성 문제를 질타하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역대정부가 청구권과 차관을 행사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부각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 며 “광주 나눔의 집은 어려움에 처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울타리를 제공한 것 뿐이다.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현재도 진행중이다”고 했다 소녀상 철거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며 “전임장관과 현 장관도 철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 밝혔다.

 스님은 각종 시민운동과 국제구호단체 지구촌 공생회를 설립하고 활동하고 있는데 대해 "한국불교는 기복에 젖어 있고 가람수호와 사찰관리 보수에 급급했다"며 "승려가 출세간적으로 산중에만 머물면 안 된다. 이웃을 돕고 울타리 역할도 해주고 대중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세월호문제와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지도자는 국민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해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자세이다” 며 “국민의 슬픔이 치유될 때까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행복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스님은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신이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며 주는 기쁨, 받는 기쁨의 정당한 의미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고 정의했다.

 스님은 “애초 80세까지 활동하려 했는데 건강이 허락하면 미수(88세)까지는 활동을 계속하겠다” 며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좀 더 다듬고 보완해서 3년후에 개정증보판을 내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