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겠다, 내 마음 좀 들여다봐야 겠다

용수 지음|나무를 심는 사람들 펴냄|1만 3천원
마음 본다는것… 본성, 습관 체크
“좋다 싫다는 마음 습관 실체 無”
여섯 마음 습관 보는 처방전 제시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아홉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티베트 불교로 출가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용수 스님은 우리가 나쁜 사람이라서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법을 몰라서 고통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마음을 본다는 것은, 마음의 습관을 보는 것, 마음의 본성을 보는 것을 뜻한다. 마음이 가진 특성과 습관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고통 받는 것이라면, 그것을 바로 알면 고통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를 만나기 전 저자는 ‘나는 이래야 된다’ ‘삶이 이래야 된다’고 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에 맞게 자신과 자신의 삶을 조절하려고 했다. 그러나 불교를 만나 프랑스서 4년간 무문관 수행을 하면서 달라졌다. 자신이 불교 수행이 주는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서 나오는 방법으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떤 경험도 거부하지 않고 친절히 깨어 있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선 마음이 잘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좋은 것은 당기고 싫은 것은 밀어내는 것, 둘째, 작은 일은 크게 키우고 없는 문제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마음이 시키는 대로 좋은 것은 끌어당기고 싫은 것은 밀어냈는데 왜 우리는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마음은 원래부터 이렇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것일까? 혹시 마음의 이런 작동 때문에 우리가 불행한 것은 아닐까?

저자는 밀어낼수록 더 세지는 마음습관 원리를 이해하라고 말한다. 좋다고 생각해서 끌어당겼더니 오히려 행복해지기는커녕 불만족만 커진다. 화, 욕심, 어리석음, 불평불만, 게으름 등을 싫다고 생각해서 밀어냈더니 다음 번에는 더 강해져서 찾아오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 끌어당기고 밀쳐내는 마음이 어떻게 습관화되고 강화되는지를 보여 줌으로써 좋다 싫다 하는 마음습관이 실체가 없는 무상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책서 저자는 마음이 갖는 속성을 이해하고, 계속적으로 고통을 만들어 내는 마음-생각-감정의 악순환을 멈출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내 삶은 왜 이렇게 힘들까? 그렇다면 우리를 고통으로 몰아넣는 여섯 가지 마음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는 첫째, 화를 내거나 꾹 참는다. 둘째, 자기 자신을 비하한다. 셋째, 남 탓하고 상대를 바꾸려고 한다. 넷째, 나만 아낀다. 다섯째, 삶의 고통을 부인한다. 여섯째,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먼저, 화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지적이다. 사소한 일서부터 공분을 일으키는 일까지 세상에는 우리의 화를 돋우는 일이 많다. 그런데 화가 날 때 보통 사람들은 화를 내거나 화를 참는 방식으로 대한다. 이는 화가 주인이 되고 자신은 그 화의 노예가 되어 휘둘리거나 반대로 적으로 여기고 저항한다. 저자는 이 두 방식으로 화를 대했기 때문에 화내는 습관이 커진다고 본다. 이때 저자가 스승에게 배운 방식은 화를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일어났다가 다시 사라지는 화를 바라보는 것은 화가 우리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화를 다스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이것이 바로 티베트 명상으로 일컬어지는 내려놓음 즉 렛고(Let go) 명상이다.

그런데 화를 분명히 보고 있는데 사라지지 않는 경험을 한다. 화가 일어날 때 그저 바라본다고 해도 화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서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명상을 오래 배운 사람도 화가 나는 순간에 명상을 삶에 적용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분노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화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기대하는 마음이 있기에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또 다른 이유로는 “화를 바라보는 힘보다 화를 내는 것이 아주 강한 습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날마다 생각과 감정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더라도 오랫동안 화 냈던 습관보다는 약하다. 그래서 더 배워야 하고 더 연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를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순 없지만 화를 알아차리는 힘을 기를수록 화 때문에 일어나는 감정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분노 대치법으로 상대도 나와 똑같이 실수 하고, 좋지 않은 행동서 벗어나길 바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말한다.

저자가 두 번째로 강조하는 마음습관으로는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 친절하라고 배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자신에게는 가혹하리만치 엄격한 잣대를 대는 사람이 있다. 조그만 잘못도 용서치 못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다. 긍정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긍정적으로 보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본다. 열 가지 중에서 잘하는 것이 아홉 가지인데도 못하는 한 가지만을 집중적으로 생각하는 강한 습관을 갖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 들 때 저자는 스스로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져 보라고 한다. 첫째, 과연 이것이 사실인가? 둘째,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이럴 것인가? 셋째, 나는 어떤 좋은 점이 있는가?

이렇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자기를 비하하는 마음습관을 바로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망상을 만들게 되고 그 사슬에 감겨 평생을 허비할 수도 있다. 이런 상태를 저자는 고통 삼매라고 표현한다. 마치 삼매경에 빠진 것처럼 자신이 만든 고통에 깊이 빠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에 중독되어 있다. 이렇게 저자는 이 책서 우리가 가진 여섯 가지 마음습관이 왜 생겨나는지 어떻게 하면 습관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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