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오산 고속도로로 수행환경 침해 불가피

▲ 광주 수도사 주지 청호 스님이 2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천~오산 간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촉구하며 60일 간 펼친 1인 시위 경과를 보고했다.

관계 기관시공업체 안일한 태도 눈살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광주 수도사 앞 26m 지점에 개통 예정인 이천~오산 간 고속도로로 인해 수행 환경 침해가 불가피한 가운데, 관계 기관과 시공업체 금호건설 측의 안일한 태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광주 수도사 주지 청호 스님은 22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분과회의실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사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1인 시위 60일 경과보고를 발표했다. 청호 스님은 이천~오산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촉구하며 지난해 1220일부터 금호아시아나 그룹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지만, 관계 기관과 시공업체가 원론적 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청호 스님은 저를 비롯한 수도사 신도, 광주사암연합회 스님들은 그동안 고속도로 개설로 인한 극심한 수행환경 훼손을 예방키 위해 서울국토관리청, 국민권익위원회, 국회 등 관계기관에 공문과 진정서를 제출했다. 시공업체인 금호건설에도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그러나 관계 기관에선 시공업체와 협의하라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고, 금호건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라 고발했다.

특히 스님은 금호건설이 1인 시위 초반 협의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는 듯 했으나, 1229일 국토부 인허가가 확정되자 돌변했다면서 해결방안을 찾겠다 말해놓고, 인허가가 확정되자 법대로 하라는 식이다. 이는 불교 전체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사찰과 협의를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수도사 뿐 아니라 조계종단과 불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수도사 수행환경이 훼손될 경우 앞으로 또 다른 지역과 사찰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함께한 조계종 사회국장 지상 스님도 광주 수도사에 대한 수행환경 침해가 나쁜 선례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또 다른 피해 사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단 내 환경전문가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찾겠다. 주지 청호 스님의 뜻에 맞춰 종단이 힘이 돼 줄 것이라 밝혔다.

한편 광주 수도사는 1859(조선 철종 10)에 건설된 사찰로, 조계종 직할교구 본사 조계사의 말사이다. 건물로는 대웅전과 요사채가 있으며, 유물로는 조선 후기 조성된 목조석가삼존불좌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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