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 아리랑

대현 지음 / 올리브나무 펴냄 / 1만5천원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하늘은 이불 삼고 땅을 자리 삼으며 산은 베개 삼아 구름은 병풍 삼아 두르고 달은 촛불 삼아 밝혀놓고 바닷물은 술통 삼아 해탈주를 마시는도다. (후렴) 거짓 나를 버리고 참나를 깨달으니 거짓나를 버리고 참나를 깨달으니 이렇게 좋을 수가 거짓나를 버리고 참나를 깨달은 고개로 넘어간다”〈진묵 대사의 ‘깨침아리랑’〉

우리 민족은 지구촌 어느 곳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든지 아리랑 노래만 나오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고인다. 아리랑이 한국인을 하나로 이어주는 문화 탯줄로서 자리잡게 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일까?

 

 

 

아리랑 유래와 기원 상세히 소개

진묵 대사의 〈깨침아리랑〉이 시초

‘옴 명상’ 수록… 염불, 명상, 호흡

 

한국인이라면 요람에서부터 아리랑 노래를 배운다고 할 정도로 너무나 익숙한 민족의 노래이지만, 사실 아리랑이라는 세 글자의 뜻부터가 아리송하다.

먼저, ‘아리랑의 아리’는 ‘고운’이라는 뜻의 옛말이고, ‘랑’은 ‘임’을 가리킨다는 속설이 있다. 옛글에서는 ‘아리’가 ‘아름답다’ ‘곱다’의 뜻으로 쓰였다고 하는데, 그 흔적을 현대 한국어 ‘아리따운’서 찾을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아리랑’은 ‘고운 임’을 뜻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아’는 ‘나 아(我)’, ‘리’는 ‘떠날 리(離)’, ‘랑’은 ‘사내 랑(郞)’으로 풀이해, 나와 헤어진 남자, 즉 ‘날 버린 남자’를 뜻한다는 설도 있다. 딱히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쪽으로 해석해도 틀리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각기 거기에 합당한 가사가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 속에는 민중의 통곡 분노, 항변, 절규, 그리고 피와 반란이 스며들어 있다. 왜 어떤 사연이 있기에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고 노래하게 됐을까?

이 책은 지방마다 다른 가사로 불려지는 아리랑의 유래와 기원을 소개함으로써, 아리랑 속에 스며 있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 민족의 한과 정서를 깊이 있게 이해하게 해준다. 한국인의 잠재의식 속에 흐르는 공통분모적인 삶의 비결이 무엇인지를 헤아리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리랑은 누구에 의해 언제부터 불려 졌을까? 신통묘술과 기행으로 널리 알려진 진묵대사(1562~1633)를 시초로 꼽는데, 대사가 남긴 소위 ‘깨침아리랑’에 따르면 아리랑의 아는 거짓나요, 리는 버림, 랑은 참나를 뜻한다. 대사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를 거짓 나를 버리고 참나를 깨달으니 이렇게 좋을 수가/거짓 나를 버리고 참나를 깨달은 고개로 넘어간다’로 해석한 것이다.

백양사로 출가한 이래 50안거를 성만했을 정도로 선승으로서 외길을 걸어온 대현 스님은 아리랑이 우리 민족의 정서적 바탕을 이루듯이, 우리네 삶의 밑바탕으로 삼아야 할 열마당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우리 선조들이 정월 초하루와 팔월 보름 추석 때면 왜 어떤 연유로 차례를 지냈는지, 관혼상제 때면 왜 밤과 대추와 곶감을 빠트리지 않고 사용했는지, 거기에는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전해주고 싶어하는 정신적 유산이 깃들어 있음을 말해주는 ‘아름다운 유산’, 옥야경을 바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바치는 ‘어진 아내의 길’ 등 현대인들이 삶의 바탕에 깔고 살아갈 윤리적인 기준과 지혜를 재미난 예화와 함께 펼쳐낸다.

마지막으로 ‘옴 명상법’은 특별한 수행처를 찾을 것 없이 누구든지 가정에서 누구의 지도도 없이 할 수 있는 수행법으로서, 염불과 명상, 호흡법을 결합시킨 것이다. 김주일 기자

▲저자 대현 스님은?

1968년 백양사로 출가, 강진 백련사서 南山正日 선사를 은사로 득도했다. 1975년 인천 용화사 법보선원서 안거 후 제방선원서 50안거를 성만했다. ‘위빠사나’를 만난 이후 이를 간화선에 접목, 수행의 바르고 빠른 길로서 ‘위빠간화선’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지리산 정각사 죽림선원서 정진중이다. 저서로는 〈선승의 길〉 〈선을 배우는 길〉 〈위빠간화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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