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청 전북지구, 철수 요구 항의집회

대한불교청년회 전북지구 회원들이 떴다방식 유사포교당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수암사 부안 포교당 앞에서 철수 시위를 벌이는 모습.

미끼상품 판매해 지역주민 현혹 문제

3~6개월 옮겨 다니며 운영

유사포교당 피해주민 속출

불교이미지 훼손 악영향에

“범종단적 대책 시급하다”

최근 사회문제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떴다방식 유사포교당이 전북지역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유사포교당 근절을 위해 청년불자들까지 나선 상황이다.

대한불교청년회 전북지구(지구회장 김성규)는 3월 17일 전북 부안군의 의령 수암사 포교원 앞에서 비불교적 떴다방식 유사포교당 철수를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열었다. 유사포교당 문제는 조계종 호법부에서도 폐해를 지적하며 불자 및 지역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이들은 발표한 성명에서 “수암사를 비롯해 다수의 사찰포교원이 떴다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로 노인들을 상대로 생필품 등을 원가 이하로 판매하며 사람들을 모아 고가의 위패, 납골, 원불들을 강매하고 있다”며 “불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지역사회를 병들게 하는 행위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와 주민들이 함께 연대해 광범위한 대응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전북지역의 경우 이번에 문제가 된 의령 수암사, 보성 일월사, 부여 미암사, 김제 성모암 등 여러 사찰이 3~6개월 단위로 지역을 옮겨 다니며 떴다방식 포교원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는 안성 영평사, 함안 마애사, 구미 대원사 등 50여개의 사찰이 떴다방식 포교원을 운영했거나 현재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 사찰이 교계 언론에 대대적인 광고를 내 인지도를 높이면서 지역주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24롤 화장지를 단돈 1천원에 판매하는 등 생필품을 비롯해 떡, 고등어 등도 1~2천원에 미끼상품으로 판매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모은 뒤 위패 및 원불을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경쟁 포교당의 비위사실을 언론에 제보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불사의 상품화, 불교의 위상 추락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어 범종단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부안군의 경우 이들에 대한 폐해가 심각해 부안군에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떴다방에 속지마세요’라는 제목의 전단지를 제작, 각 가정에 배포하며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어 불교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떴다방식 영업형태의 근절을 위해 부안군은 이장단협의회, 새마을협의회 등의 단체들이 직접 나서 오전과 오후에 교대로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포교원 앞에서 1인 시위도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의령 수암사는 최근 허모 씨가 사찰을 인수한 후 대한불교총연합회에 가입하고, 대한불교수암조계종(총무원장 도진)으로 종단등록을 완료했다.

실질적 소유주인 허모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며 “지역사회에서 철수를 요구한다면 1달 후에 부안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철수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죄를 짓지 않았는데 당장 철수한다면 마치 죄가 있어 철수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당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문제가 있으면 법적으로 대응하면 되는데 왜 핍박하느냐”고 반박했다.

허 씨는 “수암사는 부안, 신탄진 등 전국에 15곳의 포교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위패 120~150만원, 가족원불 350만원, 천도재 149만원, 삼성각 단청불사 구좌당 15만원을, 또 4만3,000기를 수용할 수 있는 납골의 경우 300만원~1500만원 정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 중에 만난 정인순 씨(71, 부안읍)는 안성 영평사 포교원에 기당 128만원에 조상 위패 3기, 종불사 7구좌(구좌당 48만원), 부부 납골 900만원 등 총 1600여만원 상당의 불사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부 납골의 경우 거리가 너무 멀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환불을 요구했으나 담당자와 연락도 되지 않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관련해 안성 영평사 정림 스님은 “영평사에 추모관을 운영하고 있어 불사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포교당을 운영했으나 불사를 상품화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해 스님이 운영하는 2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포교원 등록증을 회수해 현재는 포교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부안 정씨의 환불요구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환불조치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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