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모토 스님ㆍ이데이츠로 씨 운영 ‘미래의 주지학원’ 각광

일본서 각광받고 있는 ‘미래의 주지학원(住職塾)’ 설립자 승려 마츠모토 쇼우케이(松本紹圭ㆍ사진 왼쪽) 씨와 강사이자 대표이사 이데이츠로(井出悅郞) 씨. 사진출처=미래의 주지학원 공식 홈페이지.

초고령화·불자 감소 경영난
작은 단위 사찰 더욱 심각
주지 스님 대상 경영전략 전수
마케팅·재무 등 교육과정

사찰 주지들에게 경영법을 지도하는 ‘미래의 주지학원(住職塾)’이 일본 불교계서 각광받고 있다. 초고령화, 불자 수 감소 등으로 일본 사찰들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찰이 불교식 상례(喪禮)를 도맡고 시민들은 재정적 지원하는 형태의 단가(檀家) 제도마저 수요가 급감한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은 3월 21일 사찰 주지 스님들을 대상으로 경영 수업을 진행하는 정토종 본원사(本願寺)파 승려 마츠모토 쇼우케이(松本紹圭ㆍ37) 씨와 ‘미래의 주지’ 강사이자 대표이사 이데이츠로(井出悅郞ㆍ37) 씨와 인터뷰를 소개했다. ‘미래의 주지’는 사찰 주지 스님들을 대상으로 마케팅과 재테크, 재무회계 등 경영 수업을 진행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 입학 희망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는데?

마츠모토(이하 마): 2012년 처음 시작할 때는 도쿄, 교토, 히로시마, 카나자와 총 4개 도시서 5개 수업을 개강해 약 80여명이 수강했다. 올해 4월 시작되는 6기는 9개 도시서 125명이 입학할 만큼 수강생이 늘었다.

이데이츠로(이하 이): 주지에 대한 경영 수업이 이제 막 각광받기 시작했다. 수요가 더욱 커질 10년 후를 대비해 사전대비 형태로, ‘미래의 주지’ 강좌와 도시를 늘리고 있다.


- 학원을 시작한 계기는?

마: 대학 졸업 후 도쿄에 있는 절로 출가했다. 사찰 외연을 확장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지방 사찰들의 경영난이 눈에 들어왔다. ‘그나마 도쿄니까 이 정도라도 운영되지, 시골 사찰엔 파리만 날리겠지’란 생각이었다. 각 지역마다 사찰의 역사와 특성을 동시다발적으로 확장해야 불교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엔 부처님 가르침을 포교하는 일만 주력했지, 어떤 사찰도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 두 분이 대학동기라고 들었는데?

이: 맞다. 마츠모토가 ‘미래의 주지’ 설립에 대한 자문을 구했을 때, 난 도쿄의 경영컨설턴트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난 매 분기마다 결과에 쫓기면서 자본주의의 한계를 느꼈다. 내가 돈을 만들어내는 기계가 된 것 같았다.

그때 마침 불교계 교수들과 스님들을 일적으로 만났는데, 그들의 인품에 반해 ‘행복의 힌트가 불교에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초창기엔 회사에 다니면서 일과 외 시간에 마츠모토와 그들의 일을 도왔는데, 2012년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미래의 주지’를 창립하게 됐다.
 

- 수행자가 경영을 배울 필요가 있냐는 볼멘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마: 물론 경영은 기업만 하는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도 있다. 하지만 사찰도 사회 전반 및 경제 구조와 뗄 수 없는 사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다음 세대로 바통을 이어주기 위해선 사찰도 조직 운영에 대해 배워야만 한다.

 

- 주지가 꼭 경영해야만 하는가? 경영 전문가와 손을 잡는 방법도 있을 텐데?

마: 사찰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이 있기 때문에 일반 경영인이 혼자 하는 것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인에게 맡기더라도 주지 스님은 최소한 사찰 운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한다. 우린 그것을 가르친다.

 

- 사찰 경영이 중요한 이유가 ‘사찰이 존속돼야하기 때문’이라 말씀하셨는데, 그 이유는?

이: 사찰은 각 지역의 토착화돼 고유의 지역성을 나타낸다. 사찰이 없어지면 그 역사와 전통이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할 곳이 필요하다.

마: 미래 불교에선 고대 선승과 같은 선지식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과거엔 선지식을 중심으로 각 종파가 발전하고, 선지식이 주석한 절들이 성행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지역의 작은 단위 사찰들이 불교문화를 이끌어갈 것이다. 이 때문에 작은 사찰일지라도 운영 기초를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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