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신문, 고야산 슈쿠보 선풍적 인기 조명

고야산 혜광원은 구카이 사당이 있는 오쿠노인을 심야에 둘러보는 나이트 투어를 진행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혜광원 슈쿠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본 한난대 학생 및 참가자들 모습. 사진출처=일본 한난대학교 홈페이지

승려와 신도, 관광객 위한 숙소
수행·명상 등 불교문화체험 인기
1만9000명→5만6000명 3배 증가
숙박자 60% 외국인…만족도 높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야산(高野山)의 슈쿠보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슈쿠보는 승려와 신도들을 위한 숙소로 이곳에 머무는 동안 관광객들이나 신도들은 수행 등 불교문화를 체험한다. 이른바 일본판 템플스테이다. 이러한 슈쿠보 이용자가 2013년부터 지금까지 약 3배 증가했단 소식이다.

고야산은 일본 와카야마현(和歌山)에 있는 해발고도 약 1,000m의 산들을 두루 일컫는 말이다. 이마키봉, 호슈봉, 하치부세산, 벤텐산, 고야산, 덴지쿠산, 요류산, 마니산 등 8개 봉우리에 둘러싸인 분지 지역이다. 이곳은 연꽃이 핀 형상의 지형이라 하여 예로부터 불교의 성지로 전해지고 있다. 고야산 내엔 약 117개 사원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헤이안시대인 819년 홍법대사 구카이(空海)가 수행한 곳이자 고야산진언종이 태동한 곤고부사(金剛峯寺)가 일본불교 성지로 일컬어진다.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이러한 만큼 일본불교를 직접 체험하길 원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그중에서도 수행, 명상, 사찰음식 등을 몸소 경험할 수 있는 슈쿠보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고야산의 슈쿠보가 외국인 관광객과 일본 내 불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 몇 달 후까지 예약이 꽉차있다고 5월 12일 보도했다. 참가자 수요가 늘어 거의 매일 슈쿠보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예약자가 많은 날은 수십 명에 이를 정도다.

고야산 혜광원(惠光院)은 구카이 사당이 있는 오쿠노인을 심야에 둘러보는 나이트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 유학을 다녀온 타무라 노부히로 스님을 비롯한 3명의 스님이 영어로 설명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을 인솔, 오쿠노인으로 가는 약 2km 참배길을 순례한다. 참배길엔 삼나무로 길이 나있고 수많은 묘비들과 공양탑, 오륜탑, 석불상 등이 늘어서 있다.

혜광원의 숙박자 중 약 60%는 외국인이다. 숙박료는 1박2일에 2식 포함 약 1~2만 원 선이다. 각 방에는 슈쿠보에서의 예절, 유카타 입는 법, 고야산 역사 등이 적힌 영어 안내서와 함께 영어로 번역된 불경이 배치돼 외국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타무라 노부히로 스님은 “외국인 투숙객들에게 불교 가르침을 쉽고 친숙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온 앨리슨 웨버(54) 씨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슈쿠보에 머물렀다. 고야산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면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 오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한편 고야산슈쿠보협회에 따르면 고야산 내에 위치한 슈쿠보 52곳 기준 숙박 외국인은 2013년 1만9000명이었으나 2016년엔 약 5만6000명으로 약 3배 늘었다. 대부분 서양인 관광객들로 소셜 미디어(SNS) 영향으로 슈쿠보 문화가 널리 알려진 게 수요 증가의 주요 이유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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