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대 소장, 日환수 불화 분석 결과 발표

14세기 고려불화 ‘관음보살내영도.’ 관음보살이 독존으로 있는 내영도 도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14세기에 제작된 고려불화 ‘관음보살내영도’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그간 내영도는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한 도상으로만 알려졌으나, 이번 발견으로 관음보살이 내영도에 도상에 배치됐음이 확인됐다.

기법·양식 볼 때 14세기 作
觀音 단독 내영 도상은 처음
금선묘·모란잎 무늬도 희귀해
“아미타신앙 절정을 보여줘”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은 <강좌 미술사> 6월호에 수록한 ‘고려 관음보살내영도의 새로운 출현과 그 의의’ 논문을 통해 고려불화 ‘관음보살내영도’의 발견 경위와 분석 결과·의미 등을 조명했다.

문 소장은 서울의 한 박물관장이 지난 3월말 분석 의뢰한 불화를 감정한 결과 해당 불화가 고려불화 ‘관음보살내영도’임을 확인했다. 소유자는 해당 불화를 일본의 옥션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음보살내영도’는 83×34.5cm의 화면에 높이 51cm의 관음보살상이 나는 구름(飛雲) 위에 서 있는 모습을 그린 내영도형식을 갖추고 있다.

‘관음보살내영도’ 중 관음보살의 보관과 호상의 모습. 금선묘로 아름답게 표현돼 있다. 사진제공=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관음보살상의 보관과 목걸이, 팔찌 등은 금선묘(金線描)로 매우 화려하게 표현됐다. 흔히 보관에 안치된 화불(化佛)이 왼손의 연꽃가지 위에 안치된 것도 이전 불화에는 없는 도상적 특징이다.

관음보살의 법의(法衣)에 나타난 문양도 처음 나타난 것으로 매우 독특하다. 해당 문양을 ‘보상당초모란잎무늬’라고 명명한 문 소장은 “꽃도 꽃이지만 잎들의 특징이 산(山)형을 이루고, 잎줄기가 좌우대칭적으로 뻗치고 있는 형태여서 특이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음보살내영도’ 발견은 아미타내영도의 좌협시보살이었던 관음보살이 독존으로 분리돼 내영도로 승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문 소장은 “아미타삼존도 중 삼존상을 각각 분리해 조성한 3폭 가운데 한 폭인지 원래 관음보살내영도를 독립적으로 조성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관음보살내영도라는 새로운 형식이 출현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관음보살내영도’ 중 관음보살의 법의. ‘보상연화당초모란잎무늬’라는 새로운 문양이 확인됐다. 사진제공=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

이어 “이번 ‘관음보살내영도’는 선명한 금선묘 채색불화 가운데 전신이 선명한 금선묘로 묘사되는 대표적 사경변성도적 금선불화이며, 법의의 보상연화당초모란잎무늬는 처음 나타난 것으로 고려불화 문양의 새로운 예”라며 “현존하는 고려불화 중 유일한 새로운 형식의 불화로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관음보살이 내영도 상에 단독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아미타신앙을 더욱 강조하기 위함이었다고 봤다.

문 소장은 “아미타신앙은 신라시대부터 유가법상종·화엄·법화·선종 등 모든 종파사상에 보편적으로 수용되고 있었다”면서 “관음보살은 아미타불과 일체가 돼 아미타신앙을 더욱 승화시킨다. 아미타·관음신앙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이번의 ‘관음보살내영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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