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부두부터 팽목항까지 세월호 뱃길을 따라 걷는 ‘4.16순례길’이 첫 발을 내딛었다.

‘4.16희망순례단’은 5월 15일 인천 연안부두 상트페테르부르크광장서 출발했다. 순례단은 7월 6일까지 세월호 뱃길을 따라 총 809km 순례길을 걸어 팽목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출발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세월호 유가족 등이 참여했다.

순례 동안에는 세월호 304인 이팝나무동산이 있는 정읍 황토현전적지를 방문하는 한편, 목포신항에서 기도모임을 여는 등 곳곳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를 마련한다.

무엇보다 이번 순례단이 눈길을 끄는 것은 별도의 전담인력 없이 순수하게 전국서 뜻있는 시민들의 자발적 봉사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자승 스님도 “따가운 햇살아래 고된 길이 이어지겠지만 건강하고 활기찬 순례길이 되어 우리 사회에 생명의 환한 길이 넓게 열리길 기원한다”고 순례단의 가는 길을 축원했다.

4.16 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해 300여 명의 국민들의 목숨을 잃게 한 사건이다. 새로 출범한 정부가 세월호 진상을 재조사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참사의 진상규명은 이전 정부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과는 별개로 일반 시민들이 인천서 팽목항까지 도보 순례를 하는 이유는 상생과 치유를 위함이다.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해야 이유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함이다.

순례단의 여정이 상생과 화해, 치유의 여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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