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23일 오불도 학술대회 및 특별전

40여 년 전 도난됐다가 지난해 12월 미국 포틀랜드 박물관에서 송광사로 돌아온 불조전 오불도(五佛圖)에 대한 연구 결과 발표와 이를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제21교구본사 송광사(주지 진화)는 6월 23일 경내 성보박물관 로비에서 오불도 관련 학술대회와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송광사 오십삼불도와 오십삼불상에 대한 연구와 종단 국외성보환수정책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53불도 삼신·오방불로 시작
과거·미래 천불 존상 마무리
특별전, 국보 문화재도 공개

환수된 송광사 불조전의 ‘오불도.’ 본래 불조전 ‘오십삼불도’ 중 하나로 조성 사례가 극히 드문 귀중한 불화다.

환수된 오불도는 송광사 불조전에 봉안돼 있던 ‘오십삼불도(五十三佛圖)’중 하나로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근본 경전으로 한 불화로 조성사례가 드물다.

송광사의 불조전의 오십삼불도는 △칠불도 1폭 △구불도 2폭 △십삼불도 2폭 △오불도 2폭 등 모두 7폭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이 가운데 오불도 2폭이 도난됐다. 이후 지난해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던 1폭이 기증되어 6폭이 됐다. 이 오불도는 송광사 불조전의 왼쪽 출입문 벽에 있던 것으로 오른쪽 출입문에 있던 나머지 1폭의 오불도는 현재 그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정명희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관은 ‘송광사 불조전의 오십삼불도 연구’를 통해 오불도가 봉안됐던 송광사 불조전의 구조와 구성을 살폈다.

정 연구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이 1969년부터 5년동안 진행한 전국 사찰 소재 불교회화 조사 사업의 송광사 연구 결과를 주목했다.

당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액자 형태인 ‘오십삼불도’는 원래는 상·하단 축을 부탁한 족자 형식이었고, 1970년 이후 보존 처리를 하면서 현재의 형태로 바뀌었음을 알게 한다. 중앙 주출입문을 두고 서단과 동단에 협문이 있는데, 그 중 양 끝의 한 짝을 고정시키고 문과 우주(隅柱) 사이 좁은 벽면에 불화를 걸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불상과 불단 등이 배치되지 않고 있다.

1969년 조사 연구와 현 상태를 분석한 정 연구관은 “반환된 ‘오불도’는 제48, 제50, 제52, 제53 일체상만왕불까지 도해라고 미래 천불을 대표하는 미륵불을 추가했다”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는 다른 ‘오불도’에는 제45 우담발라화수승왕불, 제47 아축비환희광불, 제49 재광불, 제51 산해혜자재통왕불이 도해되고, 과거비바시불이 배치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조전 오십삼불도는 삼신불과 오방불에서 시작돼 53불이 순서대로 배치되고, 불화의 마지막은 과거천불과 미래천불을 상징하는 존상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 연구원은 1725년 의겸이 맡았던 송광사 불사의 맥락서 오십삼불도 불사의 의미를 살펴봤다. 정 연구원은 “의겸은 삼신불과 오방불을 전각 중앙에 배치해 불신과 시방삼세 부처를 아우르는 중심축을 삼았다”면서 “불조전의 건축 구조와 공간의 쓰임을 의식하고 이미 존재했던 불상과 뒤에 거는 불화의 역할을 함께 검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광사 오십삼불도는 시공간에 충만한 여래에 대한 사고를 보여준다”며 “건축 공간 안에 불상과 불화가 종합적으로 구현된 귀중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송은석 동국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의 ‘순천 송광사 불조전 오십삼불상 연구’와 신유철 조계종 문화부 행정관의 ‘조계종의 국외소재성보환수정책과 성과’ 등이 각각 발표됐다.

이와 함께 송광사 성보박물관은 환수 오불도를 비롯해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불조전 오십삼불도와 불상 일부를 공개하는 특별전을 10월 8일까지 진행한다. 전시회에는 그간 제한적으로 공개했던 국보 제43호 목조삼존불감과 국보 제314호 화엄경변상도도 출품된다. 두 국보의 전시 기간은 오는 7월 23일까지 한 달동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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