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욱 스님의 나를 바꾸는 화엄경

원욱 스님 지음|민족사 펴냄|2만 3천원

BBS 불교방송 경전강좌 내용 정리해 엮어

대승경전의 꽃인 〈화엄경〉 자세히 풀어

〈원욱 스님의 나를 바꾸는 화엄경〉은 부처님께서 성도 직후 열어 보인 깨달음의 세계와 그 세계로 나아가는 수행법에 관한 내용이 총체적으로 담겨 있어 대승경전의 꽃으로 불리는 〈화엄경〉에 대한 본격 해설서이다.

이 책은 서울 목동 반야사서 ‘화엄경 천일 사경기도’를 하면서 강의한 강의록과 2016년 BBS 불교방송서 인기리에 방송된 경전강좌 ‘나를 바꾸는 화엄경’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80권 화엄경(7처 9회 동안 설해진 39품) 전 품을 두루 망라하면서 가장 중요한 구절만 가려 뽑아 해설한 내용을 함축해서 담았다. 〈화엄경〉은 불교사상 일체와 인류가 발견한 모든 수행 과정을 총망라해 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화엄경은 인류가 쌓아올린 지적 유산의 최고봉이요, 수행의 나침반이라 할 수 있다. 그런 〈화엄경〉은 불교 경전 가운데 그 내용이 가장 방대하고, 수많은 사상과 철학·학문을 집약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매우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책에서는 〈화엄경〉의 각 품을 설명하면서 부처님 당대의 상황을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당시 상황을 생생히 묘사해 어렵게만 느낀 화엄의 세계로 독자들이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또한 이 책서 원욱 스님은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양한 시각서 다채로운 방법으로 화엄경을 해설해 주는 모습이 돋보인다. 홀로그램, 아바타, 텔로미어 등의 용어를 써서 〈화엄경〉을 해설하고, ‘케빈 베이컨의 법칙’이나 ‘코스모스’,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등 다큐와 영화를 넘나들며 화엄의 세계를 열어준다.

원욱 스님은 화엄경이야말로 홀로그램을 이용한 부처님의 최첨단 시청각 교육이라고 역설한다. 2600년 전, 부처님께서는 깨달은 모든 내용을 보살대중들이 삼매에 들어 부처님의 깨달음에 관한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했다. 홀로그램을 이용한 일종의 시청각 수업을 하신 것이다. 그리고 수업을 들은 보살들이 조교가 되어서 삼매에 들지 못한 보살대중을 위한 2차 수업을 질의문답식으로 진행했다. 마치 부처님 당대로 돌아가 실제 상황 속에서 부처님 설법을 생생히 재현해서 전해 준 원욱 스님의 강의를 엮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화엄의 세계로 깊이 들어갈 수 있다.

중생의 안목서 부처님의 안목으로 바꾸는 원욱 스님 덕분에 존재의 실상을 깨닫고 보현행을 실천해 삶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이 책의 제목처럼 실제로 원욱 스님의 지도를 받고 마음 깊이 행복해진 불자들, 기부와 봉사의 삶을 실천하는 반야사 신도들의 변화된 삶의 이야기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20여 년 전 화엄경을 독송하며 암과 싸우던 병든 몸은 화엄의 세계를 만나면서 밤하늘의 별처럼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아 내 인생 전부를 바꿔 주었습니다”라는 원욱 스님의 말처럼 인생을 바꾼 화엄경이기에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던 것이다. 화엄경 덕분에 병고서 벗어난 원욱 스님은 철저히 화엄경 가르침대로 살아가고자 서원하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스님의 지도를 받은 신도들에게도 삶의 질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스님은 이 책서 ‘부처님이 이 세상에 왜 오셨는지, 우리 중생을 위해 오신 부처님의 뜻을 알았다면 우리도 부처님처럼 살아보자, 모든 사람을 부처님처럼 받들고 보현행을 실천해서 우리 모두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초지일관 강조한다. 〈원욱 스님의 나를 바꾸는 화엄경〉과 같이 책 제목처럼 이 책은 화엄 사상을 토대로 나를 바꿈으로써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다양성의 시대, 글로벌 시대, 정보화시대, 불확실성 시대, 신유목민시대 등등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를 지칭하는 용어가 난무한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사회상 속에서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한 수많은 문제와 갈등이 표출돼 고통 받는 시대이기도 하다. 어떻게 고통서 벗어날 수 있을까?

원욱 스님은 화엄사상의 진수를 ‘당신은 나의 부처님, 나는 당신의 부처님’으로 보는 일체유심조임을 일깨운다. 세상은 우리가 보는 대로 존재한다. 희망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을 보여주고, 절망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절망을 보여준다. 밉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미워 보이고, 예쁘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모든 것이 다 사랑스러운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 것이라는 화엄경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사상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이들을 부처님으로 만날 수 있게 해 주는 큰 틀이 된다.

원욱 스님은 화엄경의 대의는 “통만법 명일심(通萬法 明一心, 만법을 통하여 일심을 밝히는 것)”, “심불급중생 시삼무차별(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 마음과 부처와 중생은 하나, 이 셋은 차별이 없다)”이요, 화엄경의 결론은 보살행을 실천하는 보현행원이라고 밝힌다. 스님은 화엄경을 통해 마음을 깨닫고 보현행을 실천함으로써 부조리와 불평등이 사라진 평화로운 세상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 잘 소통하며 멋지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김주일 기자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