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스님의 법화경 법문

여천 무비 지음|담앤북스 펴냄|1만 8천원

봉은사 〈법화경〉 법문 2년간 엮어

총 28품으로 구성된 귀중한 가르침

불교, 사람, 삶 등 전방위적 해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대강백 무비 스님〈사진〉이 서울 봉은사서 법화경 경전을 교재로 2년간 24회에 걸쳐 법문한 것을 엮었다. 이 한 권의 책 속에 ‘불교란 무엇인가’ ‘법화경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사람과 삶을 이해하는 길’ ‘가장 고귀한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음’이 다 녹아들어 있다. 그만큼 이 책은 전방위적으로 불교를 해설한 것이다.

무비 스님은 책 속에서 “마음이 편안하고 좋을 때는 상대를 흔쾌히 부처님으로 대했다가 기분이 나쁘면 한 번씩 원수로도 취급하면서 그렇게 사람이 사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내 기분이 편안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항상 밝은 상태가 되면 상대를 늘 부처님으로 받들어 섬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법화경 수행법입니다”라며 “상처 안 받고 사는 인생이 없습니다. 불교를 믿는 사람은, 상처를 안 받으면 더욱 좋고, 상처를 받았다 하더라도 그 상처가 오래가지 않도록 백방으로 간구하는 것입니다. 반야심경도 천수경도 외우고 관세음보살도 불러 보고 지장보살도 불러 보고 부처님도 불러 봅니다. 방법은 그 속에 다 있습니다. 진짜 불교를 공부하는 영험은 상처를 받는 일이 있어도 덜 받는 것이고 상처를 받았다 하더라도 금방 사라지게 하는 것, 좋은 일이 있어도 도취하지 않고 담담해서 거기에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밝힌다.

무비 스님의 법문은 항상 친절하고 자상하다. ‘사람이 부처님’이라는 법화경 종지를 바탕으로 펼치는 무비 스님의 법문은 불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부닥칠 수 있는 문제를 아주 적절히 예로 들어서, 바로 그 자리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보인다. 무비 스님이 친절히 일러 준 방편 불교이다. 경전 및 조사들의 어록, 동양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서 빼어난 통찰력으로 적절한 예를 통해 일상의 삶에 치이는 우리들의 가슴을 시원히 뚫어 주는 무비 스님의 법문을 따라가다 보면, 불교를, 사람과 삶을 이해하게 되고, 불교가 전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을 배운다. 또한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 삶의 지혜를 배운다.

“가장 고귀한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이 순간 우리가 앉아 있는 법왕루 바로 이 자리입니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면 집에 돌아간 순간 바로 그 자리가 또 행복한 자리입니다.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에 앉는 그 순간입니다. 매순간 내가 앉는 그 자리 그 이상이 없습니다. 그것이 최선의 삶입니다. 지금 여기는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자리입니까.”

〈묘법연화경〉(약칭 법화경)은 산스크리트어로 〈사다르마푼다리카 수트라〉이다. ‘하얀 연꽃처럼 올바른 가르침’이란 의미이다. 한역본으로 세 가지가 있는데 축법호가 번역한 〈정법화경〉, 구마라집이 번역한 〈묘법연화경〉, 사나굴다와 달마급다가 공역한 〈첨품법화경〉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구마라집의 〈묘법연화경〉이 명역이라는 평을 받았고, 대승불교권서 〈법화경〉 하면 일반적으로 이 〈묘법연화경〉을 가리킨 말이 된다.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으로 대승불교 최고 경전으로 꼽히는 가운데, “모든 중생에게는 불성이 있고, 그러므로 누구나 부처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불교의 근원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화경〉 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실제 수행에 적용할 수 있도록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게 제시돼 있고, 절묘한 방편과 비유를 들어 표현하고 있어 문학적인 가치도 높다. 신앙의 경전, 독송의 경전, 찬불(讚佛) 문학의 경전으로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28품으로 구성된 이 경은 전체가 귀중한 가르침으로 돼 있어서 어느 한 품만을 특별히 다룰 만큼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지만, 크게 14품씩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반부에서는 제 2 〈방편품〉, 후반부에서는 제 16 〈여래수량품〉을 중요한 품으로 꼽는다. 〈방편품〉서는 ‘회삼귀일(會三歸一)’, 즉 성문 · 연각 · 보살 삼승이 일불승, 곧 부처님이라는 하나의 본질로 돌아간다는 것을 나타낸다. 깨달음의 여러 경지는 그 구분이 없으며 본질은 하나로서 모두 같다는 것이다. 〈여래수량품〉서는 ‘구원실성(久遠實成)’이라는 법화경의 핵심 사상을 설하는데, 구원실성은 부처님은 이미 성불했다는 뜻이다. 이는 부처님의 열반이 중생을 위한 방편에 불과할 뿐, 참된 깨달음은 이미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존재한다는 깨달음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제 25품 〈관세음보살보문품〉이 관음신앙의 근거가 되어 특별히 존숭받아 왔고, 제3품 〈비유품〉을 비롯해 ‘화택의 비유’ ‘계주의 비유’ ‘약초의 비유’ ‘화성의 비유’ 등 뛰어난 비유담을 통한 가르침도 높다.

 

▲저자 무비 스님은?

1958년 출가해 덕흥사, 불국사, 범어사를 거쳐 1964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하고 동국역경연수원서 수학했다. 10여 년 선원 생활을 하고 1977년 탄허 스님에게 〈화엄경〉을 수학하고 전법, 이후 통도사 강주, 범어사 강주,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 동화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 문수선원 문수경전연구회서 150여 명의 스님과 250여 명의 재가 신도들에게 〈화엄경〉을 강의한다. 또한 다음 카페 ‘염화실’(http://cafe.daum.net/yumhwasil)을 통해 ‘모든 사람을 부처님으로 받들어 섬김으로써 이 땅에 평화와 행복을 가져오게 한다.’는 인불사상(人佛思想)을 펼친다. 저서로 〈신금강경 강의〉 〈직지 강설〉(전 2권) 〈대승찬 강설〉 〈사람이 부처님이다〉, 무비 스님이 가려 뽑은 명구 100선 시리즈(전 4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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