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문화부, <도난 불교문화재 회수 백서> 발간한다

2014년 5월 26일, 한 경매회사에서 불교미술을 주제로 경매가 열린다는 소식이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로 접수된다. 모니터링 결과 한 불상이 2004년 도난된 정방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이후 경매 도록을 확인한 결과 이밖에도 용천사 영산회상도, 대전사 신중도, 영은사 영산회상도 등 3점이 도난 성보도 발견됐다.

이후 조계종 문화부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문화재전담팀,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와 합동으로 5월 29일 옥션 프리뷰 현장으로 출동해 장물 취득 경위 등을 조사하고 확인된 불상 1점과 불화 3점을 불교중앙박물관에 임시보관했다. 이것이 3년 여의 도난 성보 환수 사업의 시작이었다.

2014~17년 3년 간 기록 망라
31건 48점 성보 환수 과정부터
문화재 해설·문서자료까지 담겨
백서 오는 10월 중순 발간 예정


2014년 5월 26일 시작된 조계종 문화부와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의 1045일 간의 고군분투 여정이 담긴 백서가 발간된다.

조계종 문화부(부장 정현)과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회장 지거)는 10월 중순 중으로 2014년 5월 26일부터 2017년 4월 4일까지 도난 성보 환수 경과 등이 망라된 <도난 불교문화재 회수 백서>를 발간한다.

백서에는 경매회사에서 도난문화재가 확인된 후 관계기관들의 공조와 피해 사찰들과의 협력을 통해 31건 48점의 성보를 찾고, ‘다시 찾은 성보 이운고불식’을 열기까지 1045일 간의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백서는 크게 △도난문화재 발견에서 회수까지, 성과와 과제 △1045일의 기록 △도난불교문화재 31건 48점 개관(불교조각·불교회화·불교공예) △관련 자료 등 4부분으로 구성된다.

개괄에 해당하는 ‘도난문화재 발견에서 회수까지, 성과와 과제’에서는 조계종 문화국장 용주 스님이 소논문이 수록됐다. 스님의 논문에 그간의 성보 환수 시작과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 창립, 문화재청·경찰청과의 공조, 도난문화재 은닉 사범 검거 및 처벌 등의 과정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선의취득 조항으로 장물 취득 부분이 죄를 인정받지 못한 것과 사건 공소시효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용주 스님은 “다수의 문화재 장물 유통은, 이러한 선의취득 조항을 일부 거래자가 악용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면서 “예방을 위해서는 선의취득 배제에 대한 단서조항을 달거나, 아니라면 거래 시에 취득자의 주의 의무를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관련 법을 개정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045일 간의 기록’ 챕터에는 성보 환수 과정에 대한 사진과 간략한 설명들이 시기별로 정리돼 있다. 문화재 개관 챕터서는 31건 48점의 각 성보별 특징과 해설들이 수록됐다. 관련 자료에는 보도자료부터 유물공개전시회 행사 도면·콘티·법적 대응 자료와 일지까지 모두 담겼다.

이번 백서 발간에 대해 조계종 문화부장 정현 스님은 “3년 이상이 소요된 도난불교문화재 환수 사업은 말 그대로 전례가 없었던 사업”이라며 “그런 만큼 회수를 성료하기까지는 지난한 노력과 시도가 있었다. 이 과정을 면밀히 기록해 남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백서가 훗날 발생할지도 모를 도난문화재 회수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면서 “종단은 앞으로도 모든 성보가 제자리에서 종교적 가치를 올곧이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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