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공사 중 건륭 12년 상량문·복장물 등 발견

보문종 보문사 대웅전 지붕 보수공사 중 발견된 상량문 중 하나인 건륭12년(1747) 상량문. 궁인으로 추정되는 시주자 여성들이 성씨들이 적혀 있다. 이번 상량문 발견으로 보문사 대웅전은 서울지역서 가장 오래된 불교건축인 것이 확인됐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보문종 보문사(주지 인태)의 대웅전이 서울시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건축물로 확인됐다.

보문사는 “전통사찰 보수·정비 사업으로 지난 9월 28일 대웅전 지붕 보수공사를 시행하던 중 종도리에서 완전한 상태의 상량문과 상량복장물을 발견했다”고 10월 16일 밝혔다.

보문사에 따르면 발견된 상량문은 총 3종이며, 이 외에도 불사에 동참한 시주질, 상평통보 등의 주화 총 100점, 오색실과 황초폭자, 오보(五寶), 복장다라니 등이 발견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3종의 상량문 중 건륭 12년에 작성된 것이다. 건륭 12년은 1747년이며, 이번 발견으로 서울 지역 불교건축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상량문이 확인됐다. 대시주로 이름을 올린 인물들은 모두 심씨, 이씨, 김씨, 윤씨 등 여성으로 모두 궁인(宮人)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당시 보문사는 비구 스님들이 소임을 보던 사찰이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이후 상량문인 도광 4년(1824), 동치 4년(1865)의 상량문부터는 모든 소임과 대중이 비구니인 것으로 보아 18세기를 거치면서 보문사는 비구니 승방으로 변화했음도 확인됐다.

보문사 대웅전 전경. 지난 9월 28일 지붕공사에서 건륭12년(1747)이 확인됨에 따라 서울지역서 가장 오래된 불교건축임이 밝혀졌다.

상량문을 넣는 전통방식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던 것도 중요한 의의다. 이에 대해 보문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불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시주한 비녀, 가락지 등은 종종 발견됐으나 보문사와 같이 후령통을 만들고 황초폭자로 감싸 불복장한 형태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문사 대웅전의 본래 명칭이 ‘극락보전(極樂寶殿)’이었던 사실이 확인된 점도 중요하다. 관계자는 “현재 대웅전은 해강 김규진(1868~1933)의 글씨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극락보전에서 대웅전으로 바뀐 점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보문사는 이번 공사에서 확인된 상량문을 토대로 건물의 가치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치에 맞게 관리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