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 스님의 참선공부법

청화 스님 지음|상상출판 펴냄|1만 5천원

참선은 우리 불교서 제일 수승(殊勝)하고 제일 압축된 법문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모든 문화유산의 총 결론 가운데서 최고도의 수행법이다. 현대 한국불교의 선지식(善知識)으로 추앙받는 청화 스님은 일생을 참선수행에 몰두한 수행자이다.

저자가 직접설한 참선공부 비법

참선실수의 모든 것 정리 압축

이번에 발간된 〈청화 스님의 참선공부법〉은 스님이 평소 직접 설한 참선 공부비법을 담은 책 이다. 청화 스님이 생전에 직접 법문한 것을 원음 그대로 정리한 것으로, 불자들을 위해 쉽고 간결히 정리돼 있다.

책은 제 1부 ‘청화 스님의 금타 대화상 ‘보리방편문 설법’과 제 2부 ‘청화 스님의 참선 법문-참선(參禪)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올바른 참선인가?’로 구성돼 있다. 1부 법문은 청화 큰스님이 1990년 4월 21일 광주 금륜회관서 금륜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금륜회는 청화 큰스님에게 가르침을 받던 광주 지역 재가불자들의 모임. 청화 스님은 이 법문서 금타 대화상의 〈보리방편문〉의 핵심을 전해준다.

용수 보살이 저술한 책 중 〈보리심론〉이라 하는 논장에 공부하는 요체가 많이 설명된 가운데, 〈보리방편문〉은 〈보리심론〉 중 공부와 관련한 핵심을 청화 스님의 은사 금타 (1898~1948) 대화상이 간추려 정리했다. 이와 관련해 청화 스님은 “보리란 깨달음의 뜻으로서 〈보리방편문〉은 견성오도의 하나의 방편이다. 정(定)과 혜(慧)를 가지런히 지니는 마음을 한 가지 경계에 머물게 하는 묘한 비결이니 잘 읽어서 뜻을 깨달은 후 고요한 곳에 처하고 제일절만 써서 단정히 앉아 바로 보는 벽면에 붙여서 관(觀)하고 생각하되 관의 일상삼매(一相三昧)로 견성(見性)하고 념(念)의 일행삼매(一行三昧)로 오도(悟道)함이라, 〈육조단경〉의 일상삼매나 일행삼매나 또는 4조 대사의 일상삼매 일행삼매와도 상통이 되기 때문에 관심 갖고 정진 바란다”고 밝혔다.

법문서 청화 스님은 “〈보리방편문〉서는 한마디로 심즉시불(心卽是佛), ‘마음이 바로 부처’ 임을 말했다. ‘마음이 바로 부처’인 것을 말한 것이 〈보리방편문〉의 줄거리다. 조금 복잡하게 이론 전개가 돼 있고 법문도 상당히 길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결국 심즉시불이라, ‘마음이 바로 부처’임을 도파(道破)했다. 이것이 방편문의 대의”라고 전한다.

2부 법문은 청화 큰스님이 40년간의 일일일식(一日一食) 장좌불와(長坐不臥)의 처절한 토굴수행을 마치고 1985년 곡성 태안사서 3년결사를 결행하기 위해 6.25 이후 폐허가 된 도량을 정화하고, 그 기운을 회복하기 위해 사부대중들과 함께 4박 5일의 하계용맹정진을 감행하면서 참선에 대한 주옥같은 법문을 하루 한 시간씩 5번 설법한 것으로 참선 실참실수의 모든 것이 압축돼 들어 있다. 특히 이 법문은 대중 눈높이에 맞춰 참선의 필요성과 중요성, 구체적 방법 등에 대해 아주 쉽게 풀어놓은 것이 특징이다.

“참선이 무엇인가? 제가 예언가는 아니지만, 앞으로 두고두고 해를 거듭할수록 참선 문제는 더욱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지금 번잡하기도 하고, 이와 같이 혼란스러운 산업사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문제에 있어서 제일 소중한 해결책, 산업사회의 혼란상, 물질문명사회의 여러 가지 폐단, 이것을 구제하는 면에서 참선 같은 양약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참선을 하고 자 해서 이 자리에 모였다”

청화 스님은 법문서 특히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님을 강조했다. “처음부터 참선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는 우리 마음이 불심(佛心)서 안 떠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 다 참선이다. 염불, 참선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비록 우리가 관세음보살을 소리 내서 외운다 하더라도, 우리 마음 자세가 우리 마음의 현 위치가 불심을 딱 간직하면 그때는 그것이 참선이다.”책 속에서는 염불과 염불선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보통 염불과 염불선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것을 또 알아야 한다. 관음보살(觀音菩薩)이나 아미타불(阿彌陀佛)이 저만큼 밖에 계신다, 우리가 구하고 기도를 하면 그분들 기운이 우리를 돕는다. 이 정도는 염불선이 못된다. 법당에 들어가서 여러분들이 기도할 때 자기 운수라든가 자기 행복을 구하는 것 그런 정도로 부처님 이름을 외워서는 염불선이 못된다. 그것은 방편염불에 불과하다. 염불이 염불선이 되려면 부처를 자기 마음 밖에서 구하지 않고서, 내 마음의 실체, 내 마음의 실상이 바로 부처다, 이와 같이 분명히 느껴야 한다. 또는 천지우주의 실상이 바로 부처다, 이와 같이 느낌으로 해야 비로소 염불이 염불선이 된다. 여러분들은 지금 선(禪)을 하고 있다. 성불의 가장 지름길, 성불의 정문, 성불의 첩경, 참선이라는 것은 인간이 가야할 길 가운데서 가장 탄탄대로로 가는 것이다”

청화 스님은 또 참선 공부 방법으로 선오후수와 정혜쌍수를 강조한다. “참선은 꼭 선오후수(先悟後修)라, 먼저 천지우주의 모두가 부처 아님이 없다는 생각, 내가 바로 부처라는 생각 말이다. 내가 봐서, 못난 내가 봐서 범부로 보는 것이지, 부처가 보면 내가 똑같이 석가모니와 같은 부처인 것이다. 어떤 누구나가 다 부처인 것이다. 만해 한용운 스님의 〈님의 침묵〉 시에도 임만이 임이 아니라 바로 보면 산도, 내도, 풀도, 다 임이다. 바로 보면 다 부처님이다. 이와 같이 느끼고 천지우주를 하나의 부처 덩어리로 봐야 참선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못 보면 참선이라는 말을 못 붙인다. 이렇게 보고서 그다음 문제는 정혜쌍수라, 정과 혜가 같이 아울러 가야만, 마치 수레바퀴가 둘이 되어야만 갈 수 있고, 나는 새는 날개가 둘이 돼야 높은 하늘로 고상(高翔)하듯이 우리는 꼭 정과 혜가 함께 가야 한다. 그래야 조화롭게 공부할 수 있다. 그래야 빠르다”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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