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중앙博, 5월 31일까지 테마展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2018 테마전 ‘붓다의 탄생-불복장’에 전시된 보물 제337호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복장물인 ‘백운화상 발원문’을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내외빈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 박재완 기자

“만월세계(滿月世界)에는 모든 장애가 사라지고, 매우 존귀하고 매우 신성하며 큰 원(願)과 큰 능력, 큰 자비와 큰 희사를 갖추신 부처님이 나타나신다. 이 동방만월세계의 천상세계와 인간세계에서 가장 높고 신성하신 대약사유리광 부처님께 귀의한다.”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발원문 中

‘불복장(佛腹藏)’은 불상과 불화에 발원문·후령통·다라니·경전·직물 등을 봉안하는 의식이다. 이는 불상과 불화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며, 역사적으로는 당시 불상·불화 조성 상황과 풍습들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불복장’을 ‘불교 타임캡슐’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월 6일 전시 개막식 개최
장곡사 약사여래상 복장물인
10m 발원문 일반 최초 공개
시대별 복장물 79점 전시돼


불복장의 형성과 시대별 변천 과정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신년을 맞아 마련됐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오심)은 2월 6일 신년 테마전 ‘붓다의 탄생- 불복장’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비롯해 등 사부대중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보물 5건, 지방유형문화재 4건을 포함해 총58건 79점의 다양한 복장유물이 전시된다.
눈길을 끄는 복장유물은 일반에 최초 공개되는 보물 제337호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복장물들이다. 장곡사 복장유물의 특징은 풍부한 명문을 통해 불상과 관련한 많은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 점이다.

보물 제337호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의 복장물인 ‘백운화상 발원문’. 일반에 최초 공개됐다.

특히 붉은 비단에 백운(白雲)이라는 스님이 쓴 10m 길이의 발원문(1,058×47.8cm)은 단연코 전시회의 백미(白眉)다. 불상의 조성경위에 대한 자세한 기록과 더불어 1007명의 시주자 명단은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인다.

또한 발원문 저자인 백운 스님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의 저자인 백운경한(1298~1374)으로 추정돼 그 의미를 더한다.

전시는 △복장의 의미:불복장이란 △불복장의 시작: 고려시대 △복장의 발전: 조선시대 △불화의 복장 등 4부로 구성됐다.

보물 제337호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사진 왼쪽, 문화재청 제공>과 복장물인 복장낭<사진 오른쪽>

1부에서는 무불상시대를 거쳐 불상이 신앙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며, 형성된 불복장의식 전반에 대해 다룬다. 2부에서는 고려 중기 이후 본격적으로 성립된 불복장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며, 3부는 조선시대에 불복장의식이 완전히 안착돼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조선시대의 불복장은 신앙의 대상인 동시에 불상조성 당시와 중수 시기 사찰 내에서 불사를 이끌었던 소임자와 제작 화사(畵師)등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4부에서는 불화의 공간적 한계로 복장의 핵심인 후령통으로 집중해 조성되는 특징을 보여준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오심 스님은 “불상은 복장 의식을 통해 생명력을 갖는다. 복장물 자체로 신앙 대상이며, 경전을 포함한 여러 유물은 불상 조성 경위와 시기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이번 전시는 복장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을 살펴봄으로서 복장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