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학원’서 신도관리에 대한 사찰경영 수업을 듣고 있는 스님들. 사진출처=교토신문

일본에서는 전통적인 사찰 운영이 아닌, 현대 경영학의 시점서 사찰경영을 배우는 ‘미래의 주지학원’이 인기다. ‘교토신문’은 2월 1일 이 새로운 학원에 대해 보도했다.

‘미래의 주지학원’은 2012년 문을 열었다. 당시 많은 스님들이 “사찰의 경영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학원장 마츠모토 스님(38)은 도쿄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인도로 유학을 떠나 MBA코스를 취득했다.

주지학원은 사찰관계자를 대상으로 연 6회의 강의와 토론을 통해 진행된다. 커리큘럼은 먼저 현대 경영학의 관점에서 사찰경영의 기초를 배운 후 각자 사찰의 존재의의를 명확하게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각자의 사찰에서 신도들의 의견을 모아 사찰의 가치를 생각하고 경영자로서 주지의 자리에 대한 자각,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과 방법론을 착실하게 익힌다. 사찰의 가치와 신도조직의 장단점, 강약점을 분석하는 스와트(Swot)와 법회 및 행사에 대한 마케팅 기법을 익히고 이를 직접 적용하는 것으로 마친다. 커리큘럼을 마치고나서도 수강생들이 다시 모여 실적을 발표하고 서로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더욱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마츠모토 스님은 “세계와 사회현상을 직접 발로 뛰면서 우리가 어디에 서있는가, 어디를 향하는가, 그 속에서 사찰은 어떤 역할을 이룰 것인가, 이러한 시선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찰도, 출가자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주지학원의 수강생은 500여 명을 돌파해 종파와 지역, 연령을 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종단차원에서 주지학원의 노하우를 적용하는 곳도 생겼다. 사찰운영의 방법을 바꾸고 싶지만 방법을 알 수 없는 불교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16일 열린 수강생들의 사찰경영 계획발표회에서는 지역과 인구, 관광자원을 포함한 사찰의 외부환경과, 사찰이 가진 유무형의 가치, 앞으로의 비전과 사찰의 사명 등이 발표되었다. 보고서에는 명확한 수치까지 제시되어 있어 각 사찰에 적용하기 쉽게 했다.

이날 발표자였던 키리야마 스님(45)은 “근년 산사태로 본당이 무너졌다. 재건을 목표로 하였으나 단 9세대뿐인 신도회에 차마 부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주지학원을 수강하고선 ‘본당이 없는 장점’을 살려 모두가 한데 모일 수 있게 되었고, 지역사회에 새로운 본당에 대한 아이디어 응모를 제안함으로써 사찰에 새로운 인식을 불러 일으겼다”고 발표했다. 또 교토에서 온 야마시타 스님(38)은 “사찰의 불화를 이용한 스토리 전달, 캐릭터 상품의 개발, 지역상점가들과의 연계를 통해 신도 이외의 사람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쌓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복잡한 사회현상과 경제활동이 함께하는 현대사회 속에 종교에 대한 환경이 격변하고, 그 안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주지스님들의 새로운 경영법이 어떠한 결실을 맺게 될지. 앞으로의 전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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