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신비’ 관심에 수행과 철학 먼저 소개

종교로 불교를 바라보는 대부분의 동양적 사유와 달리, 서양인들은 불교를 철학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서양 불교 첫 전파가 ‘새로운 동양철학’의 형태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기사가 나와 화제다.

미국 ‘듀랑고 헤럴드(The Durango Herald)’는 2월 17일 서양인들이 불교를 철학으로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듀랑고 헤럴드’는 “불교가 서양에 전해진 지 약 200여 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서양인들은 불교를 철학으로만 생각할까? 아마도 서양에 처음 불교가 전해졌던 방식 때문일 것”이라며 서양에 불교가 전해진 과정을 설명했다.

불교가 미국에 전해진 것은 19세기 말이다. 당시 서양에는 동양의 신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었다. 당시 저명한 철학자와 문학가등은 불교와 힌두교에 대한 문헌을 깊이 탐구했다. 이때 불교미술에 대한 문헌이 생겨났다. 종교학자였던 폴 카루스(Paul Carus)는 1892년 <부처의 복음(The Gospel of Buddha)〉이라는 최초의 불교교리 문헌을 출판했다. 그리고 이듬해 시카코 만국박람회에서 열린 세계종교회의에서 일본의 선승인 샤쿠 소엔(?宗演)과 스리랑카의 불교 개혁가 아나가리카 담마팔라(Anagarika Dharm-apala)가 참석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교가 전해졌다.

‘듀랑고 헤럴드’는 “불교는 당시 일반적이던 서양의 종교와 달리 유일신을 주장하지 않았다. 또한 합리적 인식을 주장했기 때문에 근대 서양인들은 불교를 철학으로 인식했다”며 “더욱이 당시 불교의 대표로 소개된 소엔과 담마팔라가 임제선과 위빠사나 수행을 중요시한 수행자였다는 점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불교의 명상과 철학이 교학보다 먼저 소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불교 전파는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듀랑고 헤럴드’는 “서양서 인기를 끄는 ‘명상 차(Zen tea)’ ‘럭키 붓다 맥주(Lucky Buddha Beer)’ 등은 불교를 상업적으로만 활용했다.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것이 이목을 끌자 신비로운 불교를 차용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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