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대 신임총장에 송희연 前 KDI 원장이 선임됐다. 앞서 한광수 총장의 막말파문과 이준원 총장의 취임 두 달만의 사임 등으로 오랜 기간 리더의 부재를 겪은 금강대이기에 변화의 물결을 바라는 천태종 안팎의 기대가 높다.

송희연 신임총장이 본지 단독인터뷰서 밝혔듯이 금강대는 현재 위기상황이다. 학제 개편은 1~2년 단위로 이뤄져 학생들이 혼란을 겪었고, 지난해 직원들은 총장의 불통과 독단적 운영에 문제제기를 했다. 또 교수협의회는 이 같은 혼란상황에서도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해 금강대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게다가 이 시기는 대학구조개혁평가 D등급의 오명을 벗기 위한 준비가 이뤄진 때여서 악재가 겹쳤다. 송 총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송 총장은 금강대의 위기상황을 감추지 않았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구성원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병은 알려야 빨리 낫는다’는 그의 지론은 더 이상 부끄러움에 움츠러들지 말고, 현실을 인지해 개선하자는 구성원 독려로 읽힌다.

15년 전, 금강대는 전액장학금 지원과 해외연수 등 파격적인 장학제도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당시 파격적이었던 혜택은 더 이상 파격적이지 못한, 조금은 흔해진 제도가 됐다. 학령인구의 급감을 감안하면 학교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강대는 학생 개개인부터 직원, 교수까지 모두가 기관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는 송 총장의 역설을 귀담아 듣길 바란다. 빠르지 않더라도 한걸음씩 옛 위상을 되찾아가는 지혜의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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