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낙성… 4대 종교 중 생도 최다 배출 ‘눈길’

해군사관학교 호국사가 1년 반에 걸쳐 새 단장을 마쳤다. 낙성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호국사 현판 제막을 하며 축하하는 모습.

대형 법당 거듭난 호국사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

친교실·상담실 등 갖추고

250명 동시 수용 가능해져

진해 앞바다를 지키듯 서 있는 해군사관학교 진해 호국사가 새 옷으로 갈아입고 당당한 위용을 뽐냈다. 매년 다수의 불자생도를 배출하는 호국사가 포교에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선묵 혜자)는 2월 21일 ‘해군사관학교 진해 호국사 낙성식 및 제72기 사관생도 졸업·임관 축하법회’를 호국사 법당에서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군종교구장 혜자 스님을 비롯해 진해사암연합회장 해초 스님, 부산 관음사 회주 지현 스님, 호국사 초대법사 원명 스님과 안병태 前해군참모총장, 해군·해병대 법사 및 군불자, 사관생도 등 4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낙성식은 현판 제막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특히 사부대중은 노후화된 건물이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대형 법당으로 재탄생한 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호국사 초대법사 원명 스님은 “정말 감동적이다. 훌륭한 법당을 보니 불사 전과 후로 나눠 두 생을 사는 것처럼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국사는 1971년 개최된 ‘세계 공승합동 대법회’에서 범어사 주지 능가 스님과 해운사관학교 김규섭 교장 등 여러 관계자가 모여 논의, 1972년 건립됐다. 최근에는 노후화된 시설과 공간 부족으로 신축을 결정, 2016년 6월 10일 공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046㎡ (317평) 규모로 25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법당으로 거듭났다. 또한 친교실과 상담실 등의 만남의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고, 법당 마루와 입식의자를 함께 설치했다.

법회에서 군종교구장 혜자 스님은 새로 임관하는 불자 장교들을 축하하며 불심(佛心)을 바탕으로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군과 불교 발전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혜자 스님은 “앞으로 여러분은 4년간 몸담았던 둥지를 떠나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매일 같이 새로워지는 참회를 하고 자신을 낮춰 화합하는 장교가 되길 바란다”며 “도태하지 않고 부처님 가르침을 항상 되새겨 참된 불자가 돼 달라”고 법문했다.

창원불교연합회장 도홍 스님은 축사를 통해 “호국사가 앞으로도 부처님 근본 도량 역할을 다해 주시길 바란다”며 “생도 여러분도 보살의 이타정신을 실천하고, 군인정신이 투철한 장교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졸업생 표창은 총무원장상 차영재, 포교원장상 김정민, 군종교구장상 강승오·임익균, 국군불교총신도회장상 박정훈 생도가 수상했다.

현재 사관학교에 재학 중인 생도들이 새롭게 지어진 호국사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성장동력은 소통과 배려

관음회 정성담긴 간식 지원

법문 내용 영상·SNS 활용

생도 의견 받아 반영하기도

해군사관학교는 매년 임관법회에서 불자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군 포교 성공 사례로도 손꼽힌다. 지난 2013년 67기 생도임관 기념법회에서 졸업생 134명 가운데 불자 생도는 61명, 개신교는 49명, 천주교는 24명으로 거의 절반에 이르는 불자 생도가 졸업했다. 2015년 69기 임관법회 때는 불자가 절반을 넘어섰다. 올해는 원불교 신설로 불자생도가 50명에 그쳤지만 여전히 4대 종교 중 가장 많은 생도를 배출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젊은 생도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시대에 맞춘 호국사의 배려에서 시작됐다. 특히 호국사는 군 가족 신도회인 관음회가 공양과 봉사 후원을 맡아 생도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다.

호국사 법사 혜운 스님은 “간식만 하더라도 인스턴트식품이 아닌 집에서 만든 맛과 영양을 전하고자 직접 조리해 생도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어머니 손맛과 함께 전해지는 따뜻함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이선 관음회장은 “생도들을 자식이라 생각하고 대하다보니 자연스레 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매년 졸업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흐뭇하다. 이곳에서 얻은 기운으로 군 생활을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외에도 호국사는 법회 내용을 쉽게 설명해주는 짧은 분량의 영상물을 활용하고, SNS를 통한 생도들과의 소통으로 그들의 욕구를 반영하는 노력을 더했다. 이번에 법당을 신축하면서 마루와 입식의자를 함께 배치한 것도 단정한 복장을 요구하는 생도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한 배려다. 생도들도 이 같은 호국사의 노력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정민 생도는 “4년 동안 만만치 않은 사관학교 생활이었지만 호국사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보답하는 의미로 좋은 장교가 돼 열심히 군 생활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차영재 생도는 “좋은 도반들과 좋은 도량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즐거웠다”며 “새 단장을 마친 호국사가 앞으로도 후배들을 위한 안식처와 피난처가 돼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혜운 스님은 “군 포교는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면이 있다. 하지만 꽃을 피우기 위해선 항상 물과 자양분을 마련해야 하는 것처럼, 씨를 뿌리는 심정으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며 “해군사관학교는 군 리더를 길러내는 곳이다. 임관 후 그 역량이 군 전체에 퍼져 나갈 수 있어 사관학교 종교 활동은 그 만큼 중요하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임관하는 생도들을 축하하는 법회 현장. 군종교구장 혜자 스님은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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