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생명평화 기원 걷기명상 200회차 맞아

‘한반도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걷기명상’이 5월 23일 200회를 맞이했다.

“내 이웃의 불안과 두려움, 고통과 절망을 만날 때마다 그들의 고난을 품어 안을 진실된 용기가 내 안에서부터 생겨나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기도합니다. 오늘의 이 아픔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윤과 성장보다 사람이 우선인 사회, 생명이 우선인 사회로 전환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기도합니다.” -세월호, 두 번째 기적을 꿈꾸는 참회와 서원의 기도 中

개인의 이익보단 사회의 평화를, 이웃의 행복을 기도하는 200번째 발원의 소리가 5월 23일 조계사 경내를 가득 메웠다. 2013년 5월 경색된 남북관계 속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처음 시작된 ‘한반도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걷기명상(이하 생명평화 걷기명상)’이 200회를 맞이했다.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붓다로살자 등 불교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주축이 돼 출발한 생명평화 걷기명상은 약 4년간 이어오며 시의에 따른 사회현안을 주제로 삼았다. 철도 민영화로 철도파업이 발생한 당시엔 평화적 해결을, 남북교류가 단절된 당시엔 개성공단의 재개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땐 재발방지를 희망하며 조계사 주위를 걷고 또 걸었다. 매주 화요일 정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쉼 없이 사회 평화를 염원하는 묵언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이날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해 200번째 발걸음에 합류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과 교육국장 승묵 스님ㆍ포교차장 명경 스님을 비롯해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붓다로살자, 조계사불교대학 주간반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이 출발에 앞서 서로에게 합장 반대하며 격려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의 희생을 헛되이 않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달라져야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아파했던 세월호, 그 마음을 기억하고 실천해요’ ‘내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여기고 살겠습니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조계사 일대를 한 바퀴 걸었다.

이후 참가자들은 다시 조계사 앞마당에 모여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조계사불교대학 주간반 학생 구자홍(61ㆍ남) 씨는 “다신 이 땅에 세월호와 같은 아픔이 없길 바란다. 또 남북한이 함께 서로 평화를 위해, 우리 모두 평화공존을 위해 함께 기도하길 바란다”며 “이 땅의 비극적 슬픔과 서로의 원망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인으로서 꾸준히 생명평화 걷기명상에 참여해왔다는 박사(48ㆍ여) 씨는 “오늘까지 200번 걸어서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도 걸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생명평화를 위해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생명평화 걷기명상 첫 걸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함께하며 최근엔 4.16순례길도 참여하고 있는 도법 스님은 200회가 지난 후에도 계속될 걷기명상에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도법 스님은 “걷기명상은 종단이 추진 중인 신행혁신운동의 중요한 모습 중 하나다. 더욱 많은 사부대중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참가자가 오늘만큼 많길 바란다”며 “오늘 참석한 분들도 오늘의 고통을 희망의 발걸음으로 움직이겠단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지속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한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조계사 일주문을 향해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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