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사춘기의 이해 특강을 한다. 중학교 들어올 무렵 시작한 사춘기는 중학교 2학년 때 절정을 이루고 3학년 때 조금 시들했다가 고등학교 들어갈 무렵 철이 들어 점잖아지는 것이 하나의 패턴이다. 그럼 대체 사춘기는 무엇이고, 또 왜 찾아오는 것일까? 사춘기(思春期)는 말 그대로 ‘봄을 생각하는 시기’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춘정(春情)’을 생각하는 시기이다. 춘정은 ‘이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다.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아이들이 이제 후손 볼 나이가 되어 짝을 찾아 어른으로 독립하려는 것이다.인간의
해가 지기 전까지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면 간만큼 땅을 다 차지할 수 있는 마을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안간힘으로 더 멀리 내달렸지만, 아무도 제때 돌아오지 못했다. 한때 어두운 새벽에 별을 보며 출근했다가 캄캄한 저녁에 별을 보며 퇴근하는 일이 잦았다. 집은 오직 씻고 잠을 자는 공간이었으며, 오래 고민하고 산 좋은 오디오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못했고 좋은 자전거가 있어도 마음껏 달려보지 못했다. 산이 좋아 산 가까이 이사를 했음에도 등산 한번 하지 못했다. 뭔가 거꾸로 사는 느낌, 내 삶에 내가 주인이 아니라 객이 된 느낌이 들었
“어린 시절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합니다.”학교 옆 아동상담소에 한동안 붙어 있던 표어다. 출퇴근을 할 때마다 본의 아니게 몇 번씩이나 마음속으로 되뇌어본 문장이다. 마음이 불편하거나 우울할 때, 이젠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을 떠올려본다.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의 경험들은 다 어디에 숨어 사는 걸까. 조각보를 잇듯 몇 개의 사진으로 추측해보는 나의 어린 시절은 과연 맞는 기억일까. 십여 년이 넘게 정신분석과 무의식을 공부하고 있지만, 학자마다 자기만의 임상경험으로 내놓는 수많은 전문용어에 기가 질릴 뿐이다. ‘기억나지 않는 어린
동아리 학생들과 한 해 수업을 마무리하며 더 잘하자는 의미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서로 한 손뼉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는데, 의외로 합이 맞지 않는 친구들이 많아 놀랐다. 그중 한 아이는 여러 번 하이파이브를 시도해도 도무지 손뼉의 합이 맞질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런 간단한 손뼉 인사가 되지를 않는가. 퍽 당황스러웠다.다음날 수업시간에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몇몇 아이들을 불러내 다시 하이파이브를 시도했다. 마찬가지다.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물으니, 아이들이 대답한다. “선생님이라 어렵고 부담돼서 그런 것 같아요.”“서로